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요즘 시세가 이 정도”라는 말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경우가 있어요. 이미 살고 있는 집이라면 법이 정한 상한선이 따로 있거든요. 그리고 그 상한선이 8월 말에 올라갔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올리면서, 계약 중 전환할 때 쓰는 법정 전월세 전환율 상한도 5%가 됐어요.
같은 1억 원을 월세로 돌려도 상황에 따라 적용되는 기준이 다르고,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환하는 게 이득인지 손해인지도 갈려요. 세 갈래로 나눠서 정리해 볼게요.
첫째, 법정 전환율 상한이 정해지는 방식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은 보증금을 월세로 돌릴 때 적용할 수 있는 비율을 “연 10%”와 “기준금리 + 연 2%포인트” 중 낮은 쪽으로 제한해요. 지금은 기준금리 3.00%에 2%포인트를 더한 연 5.0%가 상한입니다.
| 기준금리 | 법정 전환율 상한 | 보증금 1억 전환 시 월세 상한 |
|---|---|---|
| 2.50% | 4.50% | 37만5,000원 |
| 2.75% | 4.75% | 39만5,833원 |
| 3.00%(현재) | 5.00% | 41만6,667원 |
| 3.25% | 5.25% | 43만7,500원 |
계산식은 단순해요.
월세 = 전환하는 보증금 × 전환율 ÷ 12. 1년 전만 해도 1억 원을 돌리면 상한이 37만5천 원이었는데, 지금은 41만6천 원이 넘어요. 금통위가 추가 인상을 시사한 만큼, 10월 이후 회의 결과에 따라 상한은 또 움직일 수 있습니다.
둘째, 상황별로 적용 기준이 달라요
상황 1 — 계약 기간 중이거나 갱신할 때 집주인이 일부를 월세로 돌리자고 할 때
이때가 법정 상한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경우예요. 예를 들어 보증금 3억 원 전세에서 2억 원을 월세로 바꾸자고 하면, 월세는 2억 × 5% ÷ 12 = 최대 83만3천 원을 넘을 수 없어요. 집주인이 “요즘 시세는 90만 원”이라고 해도 상한을 넘는 부분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는 경우라면 전체 임대료 증액 5% 한도도 함께 따져야 해요.
상황 2 — 완전히 새로 계약할 때
신규 계약은 법정 전환율 상한이 적용되지 않아요. 집주인과 세입자가 시장 시세대로 정하는 영역이에요. 이럴 때는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R-ONE)에서 우리 지역 전월세전환율을 확인하고, 그 수준과 비교해 보는 게 협상의 기준점이 됩니다.
상황 3 — 세입자가 먼저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로 바꾸고 싶을 때
이때는 “이게 나한테 이득인가”가 핵심이에요. 비교할 대상은 전세대출 금리예요. 전세대출 금리가 전환율보다 낮으면 보증금을 유지하고 대출 이자를 내는 쪽이, 높으면 월세로 돌리는 쪽이 매달 나가는 돈이 적어요.
셋째, 월세 세액공제까지 넣으면 계산이 바뀌어요
상황 3에서 놓치기 쉬운 게 세금이에요. 무주택 세대주로 총급여 8,000만 원 이하라면 연 1,000만 원 한도 안에서 낸 월세의 15%(총급여 5,500만 원 이하는 17%)를 세액공제로 돌려받아요.
| 보증금 1억 원을 월세로 전환(5%) | 총급여 5,500만 원 이하 | 총급여 5,500만~8,000만 원 |
|---|---|---|
| 연간 월세 | 500만 원 | 500만 원 |
| 월세 세액공제 | 85만 원(17%) | 75만 원(15%) |
| 실제 부담 | 415만 원 | 425만 원 |
| 실질 전환율 | 약 4.15% | 약 4.25% |
표면 전환율은 5%지만 세액공제를 받으면 실질 부담은 4% 초반까지 내려가요. 전세대출 금리가 4% 중반이라면 월세로 돌리는 쪽이 오히려 덜 나갈 수 있다는 뜻이에요. 반대로 전세대출도 무주택 세대주라면 원리금 상환액의 40%를 소득공제받을 수 있으니, 두 공제를 같은 기준으로 놓고 비교하는 게 정확합니다.
보증금을 줄이는 쪽에는 돈 계산 말고 다른 장점도 있어요. 맡겨 둔 보증금이 작을수록 전세사기나 깡통전세 위험에 노출되는 금액 자체가 줄어들거든요. 집주인 대출이 많은 집이라면 이 부분의 가치가 꽤 큽니다.
지금 바로 할 일
계약 중인데 집주인이 월세 전환을 이야기했다면, 전환하자는 보증금 액수에 5%를 곱하고 12로 나눠 보세요. 제시받은 월세가 그 숫자보다 높다면 근거를 들어 조정을 요청할 수 있어요. 분쟁이 생기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대한법률구조공단·LH 등)에 무료로 조정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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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한국금융신문 — 2026년 8월 27일 기준금리 2.75%→3.00% 인상, 추가 인상 시사
국가법령정보센터 —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제9조(월차임 전환 시 산정률: 연 10%와 기준금리+2%p 중 낮은 비율)
본 글은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했으며, 개별 계약에 대한 판단은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나 법률구조공단(132)에서 다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