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만 되면 매물이 좀 줄어드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어요.
이사철엔 원래 그런 거라고요.
그런데 지금 나오는 숫자들을 보면 계절 탓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가 겹쳐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실제로 줄고 있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 집계 기준으로 9월 1일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 9,902건이었어요.
한 달 전(2만 1,146건)보다 5.9% 줄었고, 1년 전(2만 2,966건)과 비교하면 12.8%나 줄어든 수치입니다. 매물이 줄면 전셋값은 오를 수밖에 없는데, KB부동산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작년 12월 대비 7.59% 올랐어요. 전국 평균 상승률(3.58%)의 두 배가 넘습니다.
| 시점 |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 전년 동기 대비 |
|---|---|---|
| 1년 전 | 22,966건 | – |
| 한 달 전(8월) | 21,146건 | – |
| 9월 1일 기준 | 19,902건 | -12.8% |
원인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계약 구조,
하나는 공급량이에요.
2020년 7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가 도입되면서 사실상 전세 계약 기간이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났어요.
계약이 4년마다 한 번 돌기 때문에, 시중에 새로 나오는 매물 자체가 예전보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구조가 만들어진 거예요.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전세수급지수를 보면 법 개정 이후 16개월 연속 100을 웃돌았습니다. 100을 넘는다는 건 전세를 찾는 사람이 내놓는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에요.
여기에 새 아파트 공급까지 줄었어요. 이달(9월) 전국 아파트 신규 입주 예정 물량은 1만 4,174가구로, 2021년 4월 이후 5년 5개월 만에 최저치였습니다. 전달(2만 390가구)과 비교해도 30% 줄었고요. 새 아파트 입주가 줄면 → 입주하는 집주인이 내놓는 기존 집도 줄고 → 잔금 마련용으로 나오던 전월세 물량도 함께 줄어드는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10월엔 조금 나아진다는 소식도 있는데, 액면 그대로 보기는 어려워요.
직방 조사에 따르면 10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 6,567가구로 전월 대비 65% 늘어날 전망이에요. 서울만 보면 3,302가구가 입주하는데, 이 중 대부분(2,451가구)이 은평구 대조동 한 단지에 몰려 있는 지역 쏠림 현상입니다.
게다가 올해 서울 전체 입주 물량은 1만 6,412세대로 작년보다 48% 줄었고, 이 중 약 87%가 재건축·재개발(정비사업) 준공 물량이에요. 정비사업 입주는 조합원들이 먼저 들어가는 구조라, 곧바로 전월세 시장에 풀리는 물량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세의 월세화도 함께 진행되고 있어요.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집주인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흐름이 겹치면서,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를 구하기도 어렵고 구해도 보증금 부담이 더 커지는 이중고를 겪게 됩니다. 정부 안에서도 이 흐름을 두고 “전세가 사라져야 할 제도인가”라는 논의가 나올 정도로, 단기간에 해소될 문제는 아니라고 보시는 게 맞아요.
지금 전세 구하는 분이라면 이렇게 접근해보세요
계약 만기가 다가온다면 최소 2~3개월 전부터 움직이시는 게 안전해요. 매물이 나오는 즉시 소진되는 속도가 예년보다 빠르기 때문입니다. 신축 입주 물량이 몰린 지역(예: 이번 10월 은평구 대조동처럼)은 상대적으로 매물이 풀릴 가능성이 있으니, 원하는 지역 인근의 입주 예정 단지를 함께 확인해보시길 권해요.
다음 글에서는 전세대출 금리와 전월세 전환율을 놓고 지금 상황에서 전세와 월세 중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 실제 계산으로 짚어보겠습니다.
참고: 파이낸셜뉴스, 네이트뉴스(이데일리), 헤럴드경제, 뉴스핌
본 포스팅은 공개된 통계와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했으며, 지역별 매물 상황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최신 시세 정보를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