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계약을 앞둔 세입자라면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가 하나 있어요.
바로 등기부등본을 직접 열람해서 집주인이 실제 소유자인지, 그 집에 근저당이 얼마나 잡혀 있는지 확인하는 일입니다.
부동산 중개업소가 보여주는 서류만 믿고 넘어갔다가 나중에 보증금을 못 돌려받는 사례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 이 절차는 계약 시기와 상관없이 늘 검색되는 주제예요.
등기부등본, 집주인 동의 없이도 700원이면 확인된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 접속하면 누구나 열람할 수 있어요. 회원가입 없이 비회원으로도 이용 가능하고, 준비물은 계약할 집의 정확한 주소와 결제 수단뿐입니다.
아파트나 빌라 같은 집합건물은 도로명 주소에 동·호수까지 정확히 입력해야 해당 물건이 검색되고요, 열람 수수료는 700원으로 부담이 크지 않아요.
‘열람’과 ‘발급’은 다른데, 계약 전 내용만 확인할 목적이라면 열람으로 충분하고, 기관에 제출할 서류가 필요할 때만 발급 메뉴를 선택하면 됩니다.
갑구는 소유자, 을구는 빚 — 두 구획을 나눠서 봐야 한다
등기부등본은 표제부·갑구·을구로 나뉘는데, 세입자 입장에서 중요한 건 갑구와 을구예요. 갑구에는 소유권에 관한 사항이 담겨 있어서, 계약하려는 상대방이 실제 등기상 소유자와 같은 사람인지 여기서 확인합니다.
만약 갑구 소유자란에 ‘신탁’이라는 문구가 있다면 주의해야 해요. 소유권이 신탁회사(수탁자)로 넘어가 있는 집이라, 수탁자 동의 없이 맺은 임대차계약은 법적으로 대항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을구에는 저당권·근저당권·전세권처럼 소유권 이외의 권리가 기록돼요.
이 집에 빚이 얼마나 잡혀 있는지 보는 자리가 바로 여기고요,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면 ‘채권최고액’이라는 숫자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채권최고액은 실제 대출금이 아니다 — 시세 대비 계산법
채권최고액은 실제 빌린 돈(원금) 그대로가 아니라,
연체 이자나 부대비용까지 감안해서 보통 대출 원금의 120~130% 수준으로 설정돼요.
그러니까 채권최고액 1억 원이 찍혀 있다고 해서 실제 대출금도 1억 원이라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세입자에게 중요한 계산은 ‘채권최고액 + 내 전세보증금’을 합친 금액이 그 집 시세의 몇 퍼센트인지 보는 거예요.
이 합계가 시세의 70~80%를 넘으면 집이 경매에 넘어갔을 때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기 어려워질 위험이 커집니다.
반대로 비율이 낮을수록 담보 여력이 남아 있다는 뜻이라 상대적으로 안전한 계약으로 봐요. 이 비율이 애매하게 높다면,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이 가능한지부터 확인해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시세는 KB부동산 시세나 실거래가를 참고하면 되고요,
다가구주택처럼 세입자가 여럿인 경우엔 나보다 먼저 들어온 세입자들의 보증금까지 합쳐서 계산해야 하니, 확정일자 부여현황을 집주인에게 요청해서 선순위보증금 규모를 파악하는 절차도 빠뜨리면 안 됩니다.
계약일과 잔금일, 등기부등본은 두 번 확인해야 한다
계약 당일 등기부등본을 확인했다고 끝난 게 아니에요.
계약일과 잔금일 사이에 새로운 근저당이나 가압류가 추가로 접수될 수 있기 때문에, 잔금을 보내기 직전에 등기부등본을 한 번 더 열람해서 권리관계가 그대로인지 재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임대인이 잔금으로 기존 대출을 갚을 계획이라면 ‘잔금 지급과 동시에 근저당권을 말소한다’는 내용을 계약서 특약사항에 명시해두는 게 안전해요.
여기에 더해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이사 당일 바로 챙겨두면, 다른 채권자보다 내 보증금을 우선해서 돌려받을 수 있는 우선변제권이 그다음 날 0시부터 생깁니다.
결국 등기부등본 확인은 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 한 번, 잔금 보내기 전 다시 한 번, 이렇게 두 번만 챙기면 되는 절차예요. 복잡해 보이지만 700원과 몇 분의 시간으로 억 단위 보증금을 지킬 수 있는 셈이니, 중개업소 말만 믿기보다는 직접 열람 버튼을 눌러보는 습관을 들이는 게 나아요.
저라면 계약서에 도장 찍는 순서를 아예 ‘등기부등본 열람 → 특약 확인 → 서명’으로 못박아두고, 잔금일 재열람 일정까지 캘린더에 미리 표시해둘 것 같아요.
참고
- 대법원 인터넷등기소 등기부등본 열람 및 발급 방법
- 등기부등본 발급·열람 방법 (인터넷등기소·무인발급기·정부24·수수료)
- 계약 전 등기부등본에 근저당권 경매 위험 없는 안전선은
- 채권최고액과 보증금 회수가능성 안전 계산법 총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