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에서 5년째 전셋집을 옮겨 다니던 34세 직장인 김모 씨, 올여름 처음으로 매매를 진지하게 알아봤어요. 그런데 부동산 앱을 켜고 관심 단지를 검색해본 순간 눈을 의심했다고 하더라고요. 5년 전 전세를 구하러 다닐 때 봤던 30평대 시세는 6억 원대였는데, 지금은 같은 단지가 10억 원을 훌쩍 넘겼거든요.
김 씨 같은 30대 실수요자분들이 요즘 부동산 앱을 켤 때마다 마주치는 감정, 아마 다들 비슷하실 거예요. “대체 언제부터, 얼마나 오른 거지?” 싶은 그 막막함이요. 그래서 오늘은 22년 치 실거래 데이터를 한번 쭉 펼쳐봤어요.
3억에서 12억, 22년의 기록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003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 25개구 30평형 아파트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22년 동안 3억 원에서 12억 8천만 원으로 뛰었어요. 금액으로는 9억 8천만 원, 배수로는 4.3배 오른 셈이죠.
정권별로 나눠보면 흐름이 더 뚜렷하게 보여요. 노무현 정부에서 2억 3천만 원(80%), 이명박 정부에서는 오히려 5천만 원(-10%) 내렸고, 박근혜 정부에서 1억 원(21%), 문재인 정부에서 6억 8천만 원(119%), 윤석열 정부에서 2천만 원(1%) 올랐다는 게 이 분석의 결론이에요. 문재인 정부 5년 동안의 상승분만 따지면 2배가 넘게 뛴 셈이라, 이 시기를 기점으로 서울 집값에 대한 사람들의 감각 자체가 달라졌다고 봐도 무리는 아닌 것 같아요.
강남과 비강남, 벌어진 격차
같은 22년 동안 강남 3구와 비강남권의 격차도 크게 벌어졌어요. 2003년에는 두 지역 30평형 아파트 시세 차이가 2억 6천만 원 정도였는데, 2025년에는 22억 1천만 원까지 벌어졌거든요. 격차만 놓고 보면 10배 가까이 커진 셈이에요.
이 숫자가 의미하는 건 사실 단순해요. 예전에는 어느 지역에 집을 사느냐가 자산 규모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는데, 지금은 지역 선택 하나로 자산 격차가 갈리는 구조가 됐다는 거죠. 김 씨가 성동구를 벗어나 강남권까지 넓혀서 알아보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어요.
전세와 매매 사이의 저울질
김 씨를 오래 고민하게 만든 건 사실 가격 그 자체보다 전세와 매매 사이의 저울질이었어요. 전세로 계속 살면 당장 큰돈이 묶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면서 전셋값이 오를 때마다 이사를 고민해야 하는 불안정함이 반복되거든요.
금리 흐름도 이 저울질에 영향을 줘요. 대출 금리가 높은 시기에는 매달 갚아야 할 이자가 부담스러워 매매를 망설이게 되고, 반대로 금리가 낮아지는 시기에는 대출을 받아서라도 움직이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을 다시 밀어 올리는 흐름이 반복돼왔죠. 김 씨는 최근 몇 달간 은행 여러 곳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비교해보면서, 같은 단지라도 대출 조건에 따라 실질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총비용이 크게 달라진다는 걸 체감했다고 하더라고요.

발품 팔며 확인한 것들
숫자만 보고 있으면 막막하지만, 김 씨는 발품을 팔면서 몇 가지 현실적인 기준을 세웠어요. 우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관심 단지의 최근 6개월 치 거래를 직접 확인했어요. 호가와 실거래가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매물 사진만 보고 판단하지 않고 반드시 실제 거래된 가격을 대조해봐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또 하나는 대출 한도였어요. 소득 대비 대출 규제가 촘촘해진 요즘은 원하는 단지의 시세가 예산 안에 들어와도, 실제로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는 경우가 흔하거든요.
여기에 재건축 이슈가 있는 단지인지 아닌지도 중요한 변수예요.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된 단지는 지금 당장의 시세가 높게 형성돼 있는 경우가 많아서, 단순히 평당가만 비교하면 착시가 생길 수 있어요.
같은 단지 안에서도 층수와 동, 향에 따라 실거래가가 수천만 원씩 벌어지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도 김 씨가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에요. 그래서 관심 단지를 정한 뒤에는 최근 1년 치 거래를 층수별로 나눠 정리해보는 습관을 들였다고 해요. 결국 관심 단지 세 곳을 추려서 매주 실거래가 알림을 받아보는 방식으로, 결정을 미루지 않되 조급해하지도 않는 쪽을 택했다고 하네요.
숫자 너머에서 봐야 할 것
22년간 4배 넘게 오른 서울 아파트값, 10배로 벌어진 강남과 비강남의 격차. 이 두 숫자만 보면 지금 집을 산다는 게 무모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정권별 등락 폭에서 보듯 상승이 매 순간 같은 속도로 일어난 건 아니었고, 하락하거나 정체된 구간도 분명 있었거든요.
결국 중요한 건 서울 전체 평균이 아니라 내가 살펴보는 그 동네, 그 단지의 실거래 흐름이에요. 통계는 큰 흐름을 보여줄 뿐, 실제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건 결국 그 동네를 직접 들여다본 사람의 몫이더라고요. 최근 1년만 놓고 보면 강남·분당의 순위가 뒤바뀐 흐름이나 강남이 싸지고 은평이 비싸지는 반전 같은 단기 변화도 함께 봐야, 22년치 큰 그림과 지금 이 순간의 흐름을 같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