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원, 시장을 가르는 기준선이 됐어요
요즘 서울 부동산 시장을 보면 이상한 그림이 하나 보여요. 고가 아파트는 거래가 뚝 끊겼는데 가격은 오히려 오르고, 중저가 아파트는 사려는 사람이 몰리면서 거래도 가격도 같이 오르는 거예요.
“비싼 집은 안 팔리는데 왜 더 비싸지고, 싼 집은 잘 팔리는데 왜 그것도 비싸지나” 싶으실 텐데,
이게 다 대출 규제선 하나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에요.
왜 고가 아파트는 거래가 줄었는데 가격은 오를까
지난해 6월 27일 나온 대출 규제 이후 수도권에서 10억원 넘는 아파트 거래 비중은 규제 전 23.9%에서 시행 이후 12.1%로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어요.
그런데 정작 거래된 가격을 보면 10억 초과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오히려 2.8% 올랐고, 서울만 놓고 보면 3.6%나 올랐어요. 특히 30년 넘은 노후 단지는 7.3%나 급등했는데, 재건축 가능성을 보고 들어오는 투자수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와요.
정리하면 이런 그림이에요.
대출이 막히니까 팔 사람도 살 사람도 줄어드는데
그럼에도 남아있는 소수의 거래는 현금 여력이 있는 사람들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오히려 신고가가 나오는 구조인 거예요.
반대로 중저가 아파트는 왜 신고가가 속출할까
대출 규제로 고가 아파트 진입 자체가 막히니까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중저가 아파트로 실수요가 몰리고 있어요. 6·27 대책 시행 직후 서울 아파트 거래의 49.5%가 9억원 이하로, 규제 전(37.7%)보다 11.8%포인트 늘었고,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14.7%에서 22.8%로 급등했어요.
올해 들어서는 이 흐름이 더 뚜렷해졌는데, 1월부터 5월 26일까지 등록된 서울 아파트 실거래 2만8373건 가운데 60%가 10억원 이하에서 이뤄졌어요.
지난해 같은 기간엔 이 비중이 46% 정도였으니, 1년 사이 중저가 쏠림이 눈에 띄게 심해진 셈이에요.
지금 이 흐름, 어떻게 봐야 할까
강남이 무조건 싸지는 것도, 외곽이 무조건 비싸지는 것도 아니에요. 정확히는 ‘대출 규제선’을 기준으로 시장이 완전히 갈라지고 있는 거예요.
규제선 위에 있는 고가 단지는 거래량이 줄면서도 소수 거래에서 신고가가 나오고, 규제선 아래 중저가 단지는 실수요가 몰리면서 거래·가격이 같이 오르는 구조예요.
이런 지역별 온도차는 강남·분당의 순위가 1년 사이 뒤바뀐 흐름에서도 비슷하게 확인돼요.
규제가 고가주택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지역으로 수요가 옮겨간 거라, 결국 같은 원리가 지역 간 순위 역전이랑 가격대별 양극화 두 가지로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셈이죠.
그래서 지금은 “어느 동네가 더 좋으냐”보다 “관심 있는 매물이 대출 규제선 위인지 아래인지”를 먼저 확인하는 게 실수요자 입장에서 훨씬 중요해요.
저라면 같은 구 안에서도 단지별로 시세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해서, 호가만 보지 말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최근 거래를 직접 확인하는 습관을 들일 것 같아요.
정리하면
지금 서울 부동산 시장은 지역보다 가격대가 흐름을 가르는 시기예요. 동네 이름값보다 대출 규제선 위인지 아래인지, 그 숫자를 먼저 보시는 게 지금은 더 안전한 접근인 것 같습니다.
참고
- 대출 규제 이후 10억 초과 아파트 가격 더 올랐다 — https://biz.sbs.co.kr/amp/article/20000247293 대출 규제에…9억 이하 아파트로 수요 몰렸다 — https://newstomato.com/ReadNews.aspx?no=1271767 “더 늦기 전에 사자”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 60%는 10억 아래 몰렸다 — https://www.heraldk.com/article/2026052700290067611